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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인간 노무현에 대한 추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09 08:31
조회
1060

벌써 11년이나 지났다. 아직도 필자의 가슴속엔 '노무현'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분이 서거하신 날. 서울 시청광장 대한문 앞은 울분의 도가니였다. 분향소에는 소주병이 나뒹굴고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갔다. 시민들이 모여들며 울분을 쏟아내느라 난장판으로 변했다. 물론 필자의 울분도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필자는 쓰레기를 줍고 소주병을 치웠다. 그리고 장례행렬이 봉화로 떠나는 날에 뒤따르지는 않았다. 대신 농촌으로 달려갔다. 일손이 부족한 과수원의 복숭아 열매 솎아주기 작업을 돕기 위해서였다. 나름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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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꽤 있다. 3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서울 종로구 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인간미 넘치는 고졸 출신 인권변호사가 마냥 좋았다. 그의 당선을 도왔다. 그리고 부산시장 선거에 ‘바보 노무현’으로 도전할 때까지 가끔 막걸리를 기울이기도 했다. 그뒤 온갖 고난을 극복한 노무현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필자가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회장으로 활동하던 때다. 교복 제작업체의 담합으로 교복값이 폭등해 교복업자들과 싸우던 시절, 국립도서관에서 작은 도서관 만들기 사업과 관련해 대통령 간담회가 있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던 중 대통령을 붙들고 “대통령님! 교복 문제 좀 해결해주세요” 그야말로 뜬금없이 요청했다. “고 회장님 수고 잘 압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교복 문제까지...” 껄껄 웃으시며 경호원들의 제지를 물리치고 끝까지 애로를 경청해주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비록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서 명맥이 끊어지고 말았지만, 필자가 이끄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의 ‘사랑의 일기’ 큰 잔치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상을 수여하며 청소년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었다.
인간 노무현은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장인의 북한군 부역 문제로 홍역을 치를 때 “그럼 마누라를 버리라는 겁니까?”라며 인간적 면모를 솔직담백하게 드러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낙선을 예상한 정몽준의 문전박대는 오히려 패색 짙었던 선거를 승리로 반전시켰다.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돼서도 주류의 업신여김은 계속됐다. 김윤환 의원으로부터 '저 사람이 어찌 대통령이 되었느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끊임없이 흔들렸다. 그들은 대통령을 끌어내려고까지 했다. 그뿐이 아니다. 퇴임 후에도 그들의 분풀이는 계속됐다. 결국, '논두렁 시계'의 수모와 음모를 견디지 못한 채 비극을 맞았다.
그는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나 여전히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소위 수십 년 동안 주류가 구축한 견고한 성벽은 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세상을 장악한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을 위해 노무현을 철저히 배척했다. 그의 필생의 숙원인 '사람 사는 세상' 만들기 시도를 사사건건 시비걸고 발목을 잡았다. 그는 그들을 극복할 힘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겨우 화두만 던져놓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국민은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노무현 정신을 택했다. 그토록 소망하던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며 무려 180석이라는 의석을 안겨주었다.
이제 힘은 충분하다. 네트워크도 갖춰져있다. 옳고 그름을 따져 옳은 일만 하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추모사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봉하 묘역을 찾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노무현 정신의 부활이다. 노무현 정신의 부활은 살만한 나라가 되었다는 뜻이다. 정부 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필자는 여태껏 봉화 묘역에 참배하지 않았다. 나름으로는 묘역에 참배하는 것보다 노무현 정신을 묵묵히 실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였다. 우리 사회에 노무현 정신이 공고하게 부활하는 날이 어서 왔으면 한다. 그때 쯤이면 민생걱정없이 마음 편히 봉하묘역에 참배할 수 있으리라.

고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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