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평가’ 된 인간미 넘치는 故 조양호 회장…따뜻한 미담 ‘화제’

김다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04-11 15:23:08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회장이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진그룹의 총수로서 지난 45년 동안 국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인간미’ 넘쳤던 그의 행보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13년 초 현역에서 은퇴한 대한항공 탁구단 소속 김경아 선수의 2세 계획을 위해 시간적인 배려를 비롯한 전적인 지원을 지시했다.  

당시 김경아 선수는 결혼 6년째가 되어도 아직까지 2세가 없어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조 회장은 김 선수가 지도자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가정을 돌볼 수 있도록 시간적 배려를 해줄 것을 지시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에 대한 지원 사례도 잘 알려지지 않은 미담이다.

현 부회장은 지난 2011년 국제탁구연맹 총회에서 미디어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탁구 국제 행정가의 길을 걷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심판진, 운영진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왔다.  

조 회장은 이 이야기를 듣고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한국의 유능한 스포츠 인재가 미래 지도자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맞춤형 코스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현 부회장에 대한 조 회장의 후원은 ‘운동 선수들도 평소 공부를 해야 은퇴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조 회장의 이런 철학은 복싱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변호사를 꿈꾸는 한 학생에 대한 지원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 회장은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생 중 한 명이 과거 복싱 유망주였지만, 개인적인 사연으로 어쩔 수 없이 링에서 내려온 후 심기일전해 법 공부를 해왔다는 사연을 접했다.

이 학생은 과거 본인이 운동 선수 시절 법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닥친 부조리와 불합리함에서 맞서 싸우지 못했던 아픔이 있어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야기를 들은 조 회장은 “이 학생은 스포츠인들의 권익 신장은 물론 스포츠인의 은퇴 후 좋은 롤 모델이 될 것”이라며 학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물심 양면의 후원을 지시했다.

조 회장은 임직원에 대해서도 이해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0년 임파선암 판정을 받은 한 임원을 미국 암 전문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했으며, 이후 2012년 초 퇴직한 다른 임원의 암 발병 사례를 접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지시하기도 했다.

재계 총수로서는 드물게 최전방 수색 중대 복무 및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갖고 있던 조 회장은 국국 장병에게도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013년 가을 군복무 시절 한겨울 제설 작업으로 고생했던 시절을 생각하며 강원도 화천군 육군 제7사단 후배 장병 들을 찾아가 제설기 7대를 기증했다. 7사단은 조 회장 자신이 복무했던 부대다.

 

조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과정에서도 활약했다.

그는 실사단이 인천공항 도착했을 당시 장거리 여행으로 피곤한 실사단을 배려해 인천공항 내 이동거리를 짧게 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 측에 항공기를 탑승동이 아닌 본 청사에 접안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특히 조 회장은 국내에서 그들의 활동상을 8쪽짜리 화보집으로 제작해 전달했으며, 실사단 개인별로도 그들이 평창의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을 찍은 사진집을 따로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물류 수송 전문 그룹 총수로서 항공권 지원 사업을 꾸준하고도 조용히 지속해왔다.  

그는 국제 한국 입양인 봉사회(InKAS) 주최 해외 입양인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40여명의 해외 입양인을 초청, 국내 명소 방문 및 체험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조 회장은 금융위기였던 1997년 한국에 초청된 중국 용정의 신안소학교 예술단 50명을 시작으로 매년 항공권 100매씩을 지원해 ‘사랑의 일기’ 잔치에 세계 어린이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2000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사랑의 일기 큰 잔치’에는 세계 200여명 아이들과 지도교사에게 항공권을 지원했으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사랑의 일기’ 제작에 3억 원을 지원해 국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일기장을 무료로 배포토록 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이사장은 최근 “조 회장은 소리 소문 없이 아이들 사랑을 실천한 착한 심성의 소유자”라고 추모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한국 호송 치료도 적극 후원했다.

지난 2016년 조 회장 지시로 중국 우한 한코우 지역에 입원 치료 중이던 당시 하상숙 할머니의 기내 환자용 침대 호송을 지원했다. 이는 약 600만원 상당이다.

이외에도 조 회장은 또 산악인 엄홍길 씨가 네팔 지역 청소년들의 교육 증진을 위해 운영하는 ‘엄홍길 휴먼재단’에 초과수화물 또는 무료 항공권을 매년 지원하고 있다.

또 국제 NGO 단체인 ‘월드비전’에서 주관하는 자선 경매 행서 ‘아이 드림’(I Dream)에 2013년과 2018년 무료 항공권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조 회장은 국내 및 해외에서 벌어지는 각종 재난 시 항공기, 선박, 차량 등을 이용해 신속하게 구호 물자를 수송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했다.

지난 1998년 중국 후베이성 대홍수 참사 구호품 수송에서부터 시작해 터키, 일본, 미국, 미얀마, 뉴질랜드, 필리핀,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최근 발생한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 생수 지원까지 이어진 구호품 지원은 25차례 이상 이어졌다.

[사진제공=한진그룹]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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