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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학교는 다시 안전한 ‘희망의 숲’이 되어야 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5-06-24 11:44
조회
92
학교는 다시 안전한 희망의 숲이 되어야 합니다.

 

– 부산 여고생 집단 투신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교육의 길을 묻는다 –

다시 죽음이 불러낸 질문 학교는 왜 이토록 고통의 공간이 되었는가

지난 6월 21일 새벽,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고등학생 세 명이 나란히 몸을 던졌습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의 여학생들. 유서에는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부담”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짧고 가벼운 종이 몇 장이 이 사회가 그들에게 가한 무게를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생명 셋이 손을 맞잡고 죽음을 택해야 했던 현실. 우리는 더 이상 이 죽음을 “개인의 선택”으로 포장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교육의 실패이고, 사회의 실패이며, 공동체 전체의 절망입니다.

 

반복되는 비극, 반복되는 무관심

이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예외적 참사가 아닙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초·중·고생의 자살이 해마다 증가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최근 5년간 청소년 자살이 꾸준히 늘어났고, 2023년에는 고등학생 100명 중 6명 이상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미 수많은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을 지켜보았고, 심지어 교사에 의한 학생 살해사건이라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도 겪었습니다. 학교는 더 이상 ‘배움의 터전’이 아니라, 고통과 불안이 누적되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국가 차원의 비상 대응이 시급한 사회적 재난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지금 어떤 교육 시스템 안에 살고 있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은 명백히 기능 부전 상태입니다.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에서부터 아이들에게 공부만 잘하면, 명문대에 가기만 하면, 그 다음은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는 환상을 세뇌시키면서 ‘입시지옥’의 굴레를 씌워주고만 있습니다. 이러한 기형적인 시스템이 지속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끝내 소외와 경쟁이 낳은 어두운 현실에 빠져 허적이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길 밖에 없습니다.

 

첫째, 인성교육의 실종. 아이들은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키울 기회도 잃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법만 배운 아이들은 ‘함께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둘째, 공교육의 기능 상실. 학교는 학원의 보조기구로 전락했고, 교사는 교육자가 아닌 성적 관리자에 가까운 위치로 밀려났습니다. 교권은 바닥으로 추락했고, 학부모와의 관계는 감시와 대립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셋째, 감정과 심리적 고통의 구조화. 아동·청소년은 성장기 내내 ‘성과 지상주의’에 노출되며, 이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우울감, 자기비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닌 정신보건, 사회문화적 위기입니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우리는 아이들에게 죽음을 가르치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

 

인추협의 제안 학교가 다시 배움과 회복의 공동체가 되기 위한 길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는 그동안 수많은 성명과 정책 제안을 통해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시 제안을 드립니다.

(1) 국가 차원의 학교 안전시스템 구축

위기징후 학생 발굴 및 심리 지원 체계 구축: 담임교사 중심이 아닌 별도 전문가 배치

‘학생 자살 예방 전담기구’를 교육부 내 독립적으로 설립

교사의 정신건강 및 업무환경 실태조사 → 연 2회 이상 정례화

 

(2) 인성교육의 체계적 복원

초중고 정규 수업시간에 ‘일기쓰기’ 및 ‘감정표현 교육’ 포함

전국 공모를 통한 ‘사랑의 일기장’ 운영 : 우수 일기 사례 발굴 및 포상

교사 대상 ‘정서지도’ 연수 확대 : 단순 생활지도에서 심리지도자로의 전환

 

(3) 3 교육 주체의 공동체 부활

학부모-학생-교사 공동 일기교류 프로젝트 도입

지역사회와 연계한 ‘가치 나눔의 날’ 운영: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공감 역량 증진

교권 보호 및 학부모 간소화 소통체계 확립: 민원제도 개선 및 중재기구 활성화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 이 죽음 앞에서

그제 세상을 등진 여고생들은 우리가 만들어낸 교육 시스템, 우리가 외면한 공동체의 부재 속에서 고통받다 떠난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이제 국가가 앞장서야 합니다. 교육부는 근본적 개혁을 선언해야 하며, 국회는 관련 입법을 서두르고, 언론은 지속적으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제 그만, 어른들의 ‘침묵’이 아이들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우리부터.

 

학교는 다시 희망의 숲이 되이야 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손을 맞잡고 하늘로 떠난 그 학생들이 남긴 질문, ‘학교는 왜 이렇게 아픈 곳이 되었는가?’에 우리는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던 ‘꿈을 꿀 수 있는 학교‘, ‘웃을 수 있는 교실’, ‘자기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 그런 공간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학교가 다시, 살아 숨 쉬는 ‘희망의 숲’이 될 순간을 위하여.

2025년 6월 23일

(사)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고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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