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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성명서] 광주 무차별 살인 사건에 대한 범정부적인 대책 촉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6-05-23 07:12
조회
30

 광주 무차별 살인 사건에 대한 범정부적인 대책 촉구

“인간성 붕괴의 시대, 우리는 어디에 서 있습니까?”

– 이유 없다고 하는 무차별 살인과 폭력의 이유를 묻다.

4일 자정이 지날 무렵, 광주의 한복판에서 또 한 여학생의 소중한 생명이 이유 없이 희생되는 참담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필자에게는 작년 대전의 한 초등학생이었던 김하늘 양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별다른 이유 없이 교사에 의해 살해되어 세상을 떠났던 그 비극의 기억이 너무도 아프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최근 몇 년간의 밤과 낯을 구별하지 않고 번화한 거리, 쇼핑몰, 지하철역, 공중화장실과 골목길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반복되어 온 수많은 무차별 폭력과 살인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고, ‘묻지마’라는 이름 아래 점차 일상적인 뉴스의 일부처럼 소비되어 왔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언제 어디서 마주칠 수 있는 이러한 끔찍한 범죄가 번져가고 있는 사실을 이제는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해 나가야 함에도, 아직도 우연히 발생한 비극이나 개별 사건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하나의 ‘흐름’이자 하나의 ‘징후’이며, 오랜 시간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무엇으로부터 발생하여 마침내 드러나고 있는 어두운 시대적 현상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미디어들이 이를 ‘묻지마 범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해자에게 “왜?”라고 묻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들에게 “왜 한 인간이 그토록 고립되었는지, 왜 분노는 해소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달았는지, 왜 타인의 생명을 향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하고 스스로 답을 찾고 말해야 합니다. 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대가를 지금 이 순간, 우리 중 누군가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성의 상실 인성교육의 붕괴

저는 무조건 이유 없는 살인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무차별 폭력과 살인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성찰해 보면, 단순한 개인의 일탈과 우발적 범행이라는 표면적인 사실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되어 온 ‘인간성 상실의 구조적 결과’이며, 특히 인성교육이 메말라버린 환경 속에서 성장해 온 세대의 정신적 균열이 표면으로 드러난 현상이라고 판단합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교육을 통해 지식과 성취를 강조해 왔지만, 정작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본적인 가치,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 감정을 절제하는 힘,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능력을 충분히 길러내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겉으로는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관계를 맺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고립된 개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극심한 경쟁과 불안 속에서 성장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취약성이 아니라, 교육과 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구조적 결핍이며, 이러한 결핍이 누적될 경우 개인의 내면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분노와 절망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가족과 공동체의 해체로 인해 이러한 내면의 위기를 지지하고 완충해 줄 관계망이 약화되면서, 한 개인의 정신적 붕괴는 더 이상 개인 내부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를 향한 위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비극적 사건들의 발생과정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겉으로는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에서는 인간에 대한 신뢰와 관계의 기반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것을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중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만으로 인식하지 말고, 그 근저에서 흔들리고 무너져 가는 우리의 인간성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인간성 회복을 국가적 과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단순한 처벌 강화 등 일시적인 대책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범죄 대응의 차원을 넘어, 국가가 국민이 탄생한 시점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첫째, 인성교육을 국가 핵심 정책으로 격상하여야 합니다.

교육의 목표를 단순한 성취와 경쟁에서 벗어나, 공감·존중·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갖춘 인간을 길러내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합니다.

둘째, 학교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정서·위기 대응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여야 합니다.

청소년과 청년층의 정서적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 회복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다시 연결되고,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갖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정신건강에 대한 예방 중심 정책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확대하고, 사전 예방과 조기 개입이 가능하도록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다섯째, 가정에서의 대화와 성찰 문화를 회복하여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의 단절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지금 아무 일도 없는 듯 살아가고 있지만, 어쩌면 서로의 고통을 보지 못한 채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누군가의 침묵을 외면하지 않는 것, 작은 신호를 지나치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사회를 지키는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두려움 속에서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들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경험하는 아이들로 우리가 이 땅의 미래를 채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 한 사람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 결국 이 사회 전체를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더 이상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선다면, 이 사회는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2026년 5월 6일  (사)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고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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