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일기 운동과 인간성 회복의 길/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5월의 햇살이 깊어지는 계절이 오면 우리는 늘 스승의날을 맞이한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교육 현실 속에서 스승의날은 과연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가를 다시 묻게 된다.
한때 학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생님의 따뜻한 가르침이 살아 숨 쉬던 공간이었다.
선생님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아이의 삶을 붙잡아 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인생의 안내자였다.
부모는 학교를 신뢰했고, 아이들은 선생님을 존경했다.
그 관계 속에서 교육은 살아 있었고 공동체는 건강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교권 붕괴, 학교폭력, 청소년 우울과 자살, 무너지는 문해력과 관계 단절 속에서 많은 교사들이 깊은 상처와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은 경쟁과 불안 속에서 마음 둘 곳을 잃어가고, 학부모 역시 끝없는 입시와 생존 경쟁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가장 먼저 회복되어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니라 인성이다.
그리고 그 인성 회복의 출발점은 바로 학교 공동체 안에서 교사·학생·학부모가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오랜 세월 펼쳐 온 ‘사랑의일기 운동’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단순히 글쓰기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고,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와 반성, 배려와 꿈을 써 내려가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성장하도록 돕자는 운동이었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단순한 숙제가 아니다.
오늘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누구에게 고마웠는지, 어떤 잘못을 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바로 그 기록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힘을 배우게 된다.
놀라운 것은 이 과정이 아이들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랑의일기’를 함께 지도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의 마음을 다시 읽게 되고, 학부모 역시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며 대화가 살아나기 시작한다.
결국 ‘사랑의일기 운동’은 교사·학생·학부모라는 교육의 세 주체가 다시 연결되는 인간성 회복 운동인 셈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교육을 너무 성과와 경쟁 중심으로만 바라보아 왔다.
좋은 대학, 높은 점수, 빠른 성취가 교육의 목표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무너진 사회에서 아무리 높은 성적을 얻는다 해도 진정한 행복은 만들어질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깊은 외로움과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은 점점 혼자가 되어가고, 어른들 역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간다.
이럴 때일수록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마음을 회복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스승의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과연 우리 사회는 교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있는가.
그리고 교사들 역시 아이들의 마음을 품을 수 있는 환경 속에 있는가.
교사를 지키는 일은 곧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다.
교사가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지고, 교육이 무너지면 국가의 미래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비난과 갈등이 아니라 회복이다.
교사는 아이들을 이해하려 하고,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려 하며,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다시 만들어 가야 한다.
그 작은 출발이 바로 일기 한 줄일 수도 있다.
“오늘 고마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늘 친구에게 미안했습니다.”

“내일은 더 따뜻하게 행동하겠습니다.”

이런 기록이 쌓일 때 아이들의 마음은 달라지고, 학교의 분위기는 달라지며, 사회 역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
스승의날은 단지 꽃 한 송이를 드리는 날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교육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고, 인간성 회복의 길을 함께 찾겠다는 다짐의 날이어야 한다.
오늘도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아이들의 마음을 붙잡아 주고 계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그리고 사랑의일기 운동에 함께 해 주시는 학부모와 학생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교육은 혼자 할 수 없다.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손을 잡을 때 비로소 희망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