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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합의를 넘어, 미래를 지키는 상생으로
합의를 넘어, 미래를 지키는 상생으로
—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삼성전자 노사 합의 소식을 접하며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단순한 기업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기준과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노동의 정당한 보상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기업의 성장은 구성원들의 땀과 헌신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지금 단기적 이해관계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 대전환 속에서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지금 세계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기업의 투자 능력과 미래 준비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성과는 특정 집단만의 성과라고 볼 수 없다. 노동자들의 노력은 물론 협력업체의 헌신, 국가의 정책 지원, 국민들의 희생과 교육 투자까지 오랜 시간 축적된 사회적 기반이 함께 만들어 낸 공동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성과를 나누는 문제 역시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미래 투자라는 관점 속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최근 이어진 성과급 논쟁을 바라보며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사회 전체가 “얼마를 더 가져갈 것인가”만을 중심 가치로 삼게 된다면, 미래를 위한 투자와 공동체 책임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기업들이 확보해야 할 재원은 단순한 이익 축적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자금이다. AI 시대의 경쟁은 결국 누가 더 멀리 준비하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선택을 통해 공정과 책임, 협력과 배려의 기준을 배운다. 갈등과 대립만 반복되는 사회보다, 서로 양보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해법을 찾는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필자는 오랜 시간 사랑의 일기 운동을 통해 수많은 아이들의 생각과 글을 접해왔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순수하고 분명하다. 함께 살아가는 가치와 배려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어른들의 사회가 그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는 단순한 임금 협상의 결과를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어느 한쪽의 승패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갈등 속에서도 결국 상생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을 것이다. 노동의 권리도 중요하고 기업의 책임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다. 기업과 노동, 사회가 서로를 적대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로 인식할 때, 우리는 AI 시대 속에서도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성과를 나누는 기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책임이어야 한다. 이번 합의가 대한민국 사회에 보다 성숙한 상생경제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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