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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반복되는 참사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기고문] 반복되는 참사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를 보며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소식을 접하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먼저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과 현장에서 구조·수습에 힘쓰고 있는 관계자들의 안전도 함께 기원한다.
최근 우리는 서대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의 충격을 경험했다. 그런데 그 수습과 원인 규명도 끝나기 전에 또다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국민들은 반복되는 사고 소식 앞에서 이제 놀라움보다 깊은 무력감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정작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문제에서는 여전히 후진적 사고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돌아봐야 한다.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사고 자체보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결국 예방 시스템과 현장 안전문화, 책임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아픔을 겪어 왔다.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세월호 참사, 이태원 압사 참사 등 수많은 참사를 겪으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관심은 줄어들고, 제도 개선은 흐지부지되며, 현장의 긴장감도 다시 느슨해진다. 그리고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한다. 마치 우리 사회 전체가 사고를 반복적으로 학습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특히 산업 현장은 더욱 그렇다. 생산성과 속도, 비용 절감은 강조되지만 현장 노동자의 안전은 여전히 뒷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험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당하는 사람들은 현장 노동자들이다. 그들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산업 발전은 결코 건강한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다시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과연 현장의 안전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가.
정기 점검은 형식적이지 않았는가.
위험 요소에 대한 사전 경고는 무시되지 않았는가.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되었는가.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생명의 문제다.
안전 투자는 지출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책임이다.
특히 AI 시대와 첨단산업 시대를 이야기하면서도, 가장 기본인 인간의 생명 보호가 흔들린다면 그 발전은 결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산업 발전의 중심에도 결국 사람, 즉 인간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인간성 회복 운동과 사랑의 일기 운동을 해오며 아이들에게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고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어른들의 사회가 정작 생명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국가 차원의 통합 안전 시스템을 보다 강력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의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현장 중심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반복되는 대형 사고에 대해 독립적 조사와 책임 규명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은 더 이상 ‘예견된 사고’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더 이상 희생 이후의 눈물만 반복되는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
이번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가 또 하나의 안타까운 뉴스로만 지나가서는 안된다.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안전의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고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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