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이사장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이사장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사장 고진광, 이하 인추협)는 사드 이동 논란이 던지는 한국 안보의 질문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최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127회 동반성장포럼에서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강연을 들었다. 강연의 주제는 ‘트럼프 2기 시대의 국제정치와 한국’이었다. 윤 교수는 국제정치의 본질을 간단하면서도 의미심장한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국제정치는 세계 정부가 없는 세계다.” 국내정치는 헌법과 법, 제도 속에서 운영되지만 국제정치는 그렇지 않다. 국제사회에는 세계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제정치는 때로 규범보다 힘이 먼저 작동하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강연은 중국의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전략 경쟁, 민주주의 후퇴, 다자 협력 약화 등 오늘날 국제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역사를 돌아보면 국제정치의 비극은 전쟁이라는 형태로 반복되어 왔다. 나폴레옹 전쟁,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은 수천만 명의 희생자를 남겼다. 특히 현대 전쟁에서는 군인보다 민간인의 피해가 더 커지는 참혹한 현실이 나타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구축하며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질서는 점점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 미중 경쟁 심화, 민주주의의 후퇴와 국제 협력의 약화는 국제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윤 교수의 강연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이 어떤 외교와 안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던져주었다.

강연을 들으며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최근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사드 배치 당시 한국은 중국의 강력한 경제 보복을 감수해야 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이동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시적 차출’ 형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3월 11일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래서 나는 포럼에서 이렇게 질문했다. “대통령조차 막을 수 없었던 일이라면 우리 안보의 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윤영관 교수는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답이 아니라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다. 국제정치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의 세계다.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국제사회 속에서 약한 국가는 언제든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냉정하게 우리의 안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나라를 남겨줄 것인가. 어쩌면 오늘 우리 세대가 해야 할 말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미래의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또 하나의 다짐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나라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당당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 말이다.


 김선우 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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