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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충남수첩 3권의 무게-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자의 고백을 읽으며-뉴스세종충청
[칼럼] 충남수첩 3권의 무게-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자의 고백을 읽으며

고진광 이사장
“모두 제 탓이고 제 탓이고 제 탓입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남긴 글을 읽으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선거가 끝나면 대부분 승리의 기쁨을 말하거나 패배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기 쉽다. 그러나 그는 충남도지사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이야기했다. 정치권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말이다.
필자는 40여 년 전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공주지부를 함께 이끌던 시절부터 박수현 지사를 지켜보아 왔다. 당시 우리는 정치가 아니라 사람을 이야기했고, 권력이 아니라 공동체를 이야기했다. 인간성을 회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을 고민했다.
세월은 흘렀고, 그는 충남도지사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글에서 필자가 주목한 것은 선거 결과가 아니었다. 그가 말한 “충남수첩 3권”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도민들을 만나며 적어 내려간 수첩 세 권. 130여 차례 정책간담회와 협약식,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그 수첩. 그는 그 수첩의 무게가 3권이 아니라 3톤이라고 말했다.
필자 역시 그 말에 깊이 공감한다. 지도자의 책상 위에 놓인 수첩은 단순한 메모장이 아니다. 그 안에는 농민의 한숨이 담겨 있고, 소상공인의 걱정이 담겨 있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눈물이 담겨 있다. 청년의 절망과 노인의 외로움, 지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불안이 함께 적혀 있다. 그것은 종이가 아니라 국민의 삶이다.
충청도는 오랫동안 ‘핫바지’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충청은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수많은 의병이 일어났고,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던졌다. 충청의 선비정신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묵묵했고, 소리 높이지 않았지만 책임을 다했다.
정진석 추기경 역시 충청이 낳은 큰 어른이었다.그분은 평생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섬김의 삶을 실천했다. 지도자의 길도 마찬가지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의 아픔을 품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박수현 지사는 이제 선거가 아니라 도정을 시작해야 한다. 도민들은 승리의 환호보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충남의 아이들이 행복해지는지, 농촌이 다시 살아나는지,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충남을 만드는지,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은 충남을 만드는지 지켜볼 것이다.
충남도정은 충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청의 성공은 대한민국의 성공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충남수첩 3권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안에는 충남의 미래가 들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들어 있다.
필자는 박수현 지사가 스스로 말한 “제 탓입니다”라는 고백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고백이 단순한 선거 소회가 아니라 앞으로의 도정을 이끄는 초심이 되기를 바란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지도자는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가야 한다. 충청의 의인들과 독립운동가들이 그랬고, 수많은 선배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충남수첩 3권. 그것은 세 권의 수첩이 아니라 도민의 삶이며 약속이다.그 약속을 끝까지 지켜낼 때 비로소 충남도정은 성공할 것이고, 충청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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