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세종 사랑의일기 연수원 ‘끝나지 않은 싸움’…기록물 시민단체가 공동 발굴-금강일보

[핫 이슈] 세종 사랑의일기 연수원 ‘끝나지 않은 싸움’…기록물 시민단체가 공동 발굴
김대중 대통령 등 파묻힌 일기장 수만 점
18일 옛 연수원부지서 대대적 발굴 시작
데스크승인 [ 12면 ] 2017.10.17  

서중권 기자 |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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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유일 세종 사랑의 일기 연수원 옛 부지에서 매립된 유물을 찾기 위한 공동발굴단이 18일 발족, 본격 발국을 진행한다. 서중권 기자
 

         

“흙 속에 묻힌 고(故) 김대중 대통령 일기장을 비롯한 어린이 일기장과 기록물을 발굴합니다. 새로운 투쟁을 시작합니다.”

세계유일 일기박물관 세종 사랑의 일기 연수원이 강제철거 된지 386일이 흘렀다. 그동안 압류전시품은 우여곡절 끝에 연수원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어린이 일기장과 전시물 등 기록물 상당수가 흙더미에 매립돼 있다. 수만 점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

◆ 인추협, 시민단체와 공동발굴단 결성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하 ‘인추협’ 대표 고진광)는 사랑의 일기 가족과 대전 및 충남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힘을 모은다. 18일 옛 사랑의 일기연수원 자리에 모여 유물 발굴에 대대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박상우)가 사랑의 일기연수원에 대한 강제철거 집행 과정에서 땅 속에 묻혀버린 기록물이다.

인추협 산하 ‘사랑의 일기연수원’은 지난 2003년 5월부터 세종시 금남면(구 금석초등학교) 폐교 부지를 임차해 운영해 왔다.

다음해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부지로 편입됨에 따라 2016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의해 강제철거 되는 비운을 맞았다.

집행과정에서 사랑의 일기연수원에 보관 중이던 각종 유물 상당수가 포클레인 등 중장비들에 의해 땅 속에 묻혀 사라졌거나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연수원에 보관되고 있던 원본 일기장 등 기록물의 목록과 수량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강제철거 집행에 나선 것. 결국 수많은 원본 일기장과 기록물, 유물들이 건물과 함께 파손되면서 땅속에 파묻혀 매몰되거나 심각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인추협은 특히 “건물더미 속에서는 부패된 채로 발견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김구 선생의 자필 일기장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 땅 속에 파묻힌 사랑의 일기 발굴

고진광 대표는 “국내·외 어린 학생들의 일기장 원본들을 모아 습기제거와 부패 방지를 위해 현장 컨테이너 주변에서 말리며 보관해왔다. 이것을 지난 8월 또다시 포클레인을 동원해 자갈과 흙더미로 재차 묻어버렸다”고 분개해 했다.

강제 집행됐던 기록물 등 유물은 트럭 116대 분량이다. 이 유물 등은 지난해 12월 12일 1차를 시작으로 7차례 유찰됐다. 이에 지난 7월 경매절차가 일단락 됐고, 법원은 경매불능처분을 내렸다

이 유물 가운데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해 3개월간 전시한 ‘우리 살던 고향은- 세종시 2005 그리고 2015’ 전시회에 출품됐었다. 당시 출품한 14건 20점은 문화재 보험금이 1억 24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치 있는 소중한 자료다.

인추협은 지난 16일 LH 측에 공동으로 유물발굴단을 재차 요청했으나 답이 없어 연수원 가족과 대전 충남지역 시민단체 회원 30명이 공동발굴단을 결성하기로 했다.

고 대표는 “뜻있는 시민, 시민단체들과 힘을 모아 사랑의 일기연수원을 회복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편, 연수원 측은 강제철거 이후 1년여 동안 일기장과 작품,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산을 찾아 컨테이너 등에 보관해 왔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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