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설날 선물을 들고 찾아간 고진광 회장이 고 안상기 어르신과 함께 찍은 사진. 사랑의 일기 연수원 제공 
 

‘5만원을 남기고 떠난 어느 유공자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특히 6·25참전영웅으로서 고향집도 잃고 어느 병원에서 홀로 운명을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세종시 6·25참전영웅 안상기 옹(84)은 지난 2월 27일 오후 5시에 소천했다. 안상기 옹은 금남면 석삼리2구에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어진 고향집 대신 효병원에서 쓸쓸히 숨을 거뒀다.

옛집에 화재가 발생한 탓에 영정사진 하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지만 다행히 얼마전 설날 인추협 고진광 회장이 병문안을 갔다가 찍은 기념사진이 있어 이를 대신했다.

그리고 자식과도 연락이 끊긴 연유로 홀로 운명하신 어르신이 남기고 간 것은 누군가 병문안 와서 쥐어주고 간 5만원과 유공자증이 전부였다. 고 안상기 옹이 살던 고향땅은 개발예정지로 수용되면서 보상비 7억원을 받았지만 결국은 자식들이 사업을 하면서 모두 날려버리게 됐다.

어르신 주머니에 있던 명함 때문에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달려간 세종시 향우회연합회장이신 고진광 대표는 “세종특별자치시 탄생에 묻힌 원주민들의 애환과 고충을 안상기 옹이 보여줬다”며 “아무런 이유없이 개발의 희생양으로 미명 속에 간 어르신께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는 조사를 띄웠다.
세종=황근하 기자 guestt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