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천지일보

‘명장(名將)믿에 약졸(弱卒)없다’
LH는 해체가 답이다.

낡고 노후한 건축물도 골조만 견실하면 기능과 성능을 높여 고도화하는 비교적 대규모 개·보수가 가능하다. 리노베이션 (renovation)을 통해 얼마든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 될 수 있다. 치기공에서도 마찬가지다. 충치와 잇몸 치료에도 때를 놓치면 치골이 녹아 발치(拔齒)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막판 구제가능성이 낮으면 의치로 갈아껴야 하듯(임플란트) 기초골조가 부실 판정을 받는다면 건물이건 조직이건 부수고 새로 짓는 편이 낫다. 반복되는 조직의 비리와 부실시공을 놓고,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른다.  무늬나 휘장만 변했을 뿐, 과거의 구태와 관행에 매달려온 LH의 미래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 신세다.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공조직이라면 국민의 안전과 편익적 측면에서도 도태가 당연하다.

LH공사가 시공한 아파트들에서 철근 부족으로 인한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그 원인이 그들만의 조직적인 카르텔를 통한 비리였음이 속속 밝혀지면서 연일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들은 2년전인 2021년 3월 LH 공사 직원들이 비공개정보를 이용 신도시에 투기성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사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정부와 LH공사는  환골탈태하겠다며 대대적으로 수술을 단행하겠다고 하였으나, 당시 필자는 성명서를 통해 ‘부분적인 개선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므로 LH공사를 즉시 해체하여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단초를 만들어야만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려한 바 대로 LH는 변하지 않았고 또다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짓을 저질렀다.

철근은 아파트 안전에서 가장 중요하다. 만약 철근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벌어 질지는 건설 기술자 집단인 LH임직원들이 더 잘 안다. 그런데도 철근을 빼먹은 치명적인 부실시공으로 국민들을 경악시켰다.  아파트 설계와 시공관리 그리고 시공사까지 포진된 LH 전현직 임직원의  카르텔이 일으킨 조직적 범죄행위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관련업계도 LH를 비리와 갑질의 온상이라고 평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천지일보 2023.08.06.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천지일보 2023.08.06.

1962년 대한주택공사를 라는 이름으로 박정희 정권에서 탄생시킨 LH 공사는 지난 60여년간 안정적인 주택보급과 국토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정치인, 관료들과 건설사 등이 서로를 밀어주는 든든한 커넥션을 구성하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비리를 조장하는 온상이 되어왔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필자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으로서 사랑의 일기 연수원의 불법적 철거 관련으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당시 국내외 초.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일반인들이 쓴 일기장들을 지키려 애쓰다가 LH가 사주한 괴한들의 기습적 집단적 피습을 받고 생사를 오갔었다.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금전으로 가치를 매길수 없는 120만권의 일기장을 땅속에 묻어 버린 공기업의 야만적 횡포에 보상을 요구하느라 법원을 몇 년째 드나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유명 로펌들마다 LH 출신 임직원들이 고문직으로 포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연수원 불법철거 사건의 우리 측 수임을 거부하는 이유였다. 법조계 까지도 카르텔의 검은 손길이 뻗어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쯤되면  LH는 공기업의 기능을 상실한 것은 명명백백하며, 환골탈태하겠다는 LH의 다짐도 소낙비를 피하고 보자는 속임수에 불과한 것은 그 동안의 사례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젠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투기꾼으로, 범죄집단으로 전락해버린 LH는 필요없다. 그야말로 LH 해체는 가장 썩은 대한민국의 환부 하나를 도려내는 일이며 한시도 늦출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