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의 주선으로 지난 21일 6·25 참전용사와 10대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할아버지가 된 6·25 영웅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웠던 전장의 기억을 전하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참전 용사인 노원섭 할아버지가 학생과 포옹을 하고 있다. 이승동 기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6·25전쟁 참전 용사들과 10대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의 주선으로, 6·25 영웅 150명과 인성교육캠프 참가 학생 40명의 만남이 성사된 것. 이들은 인추협과 사랑의 일기연수원이 6·25 63주년을 맞아 지난 21일 공동 개최한 '세종시 6·25영웅과 함께하는 세대공감 한마당(친구 데이)'에 참여, 그날의 아픔을 함께했다.

이 행사는 6·25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리고, 감사와 보은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인추협이 펼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 많은 참전 용사들이 이미 고인이 됐거나 삶의 끝자락에 서있는 현재, 이제서야 그들의 거룩한 희생과 용기를 제대로 되새겨보는 의미있는 발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노병들은 손자뻘 되는 10대 어린 학생들에게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노병들의 얘기를 수첩에 꼼꼼히 기록한 학생들은 참전용사들의 얘기를 주의깊게 경청했다. 1950년 8월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노원섭(88·조치원읍) 옹. 한국전 당시를 회상하며 생사고락를 함께한 전우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부터 흐른다.

반 세기 넘게 소중히 간직해 온 빛바랜 사진을 학생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그는 “오직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기억이 이제는 보람과 기쁨이 됐다”며 “피를 흘리며 이 땅을 지켰다. 많은 동료들이 쓰러져 간 전장이 아직도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학생들이 직접 쓴 손 편지 낭독, 감사의 선물 전달, 전통놀이 한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현재 6·25전쟁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청소년들이 상당히 많다. 그동안 국가유공자를 철저히 외면해왔다”면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사랑의 일기쓰기 운동을 통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한 신정균 교육감은 “6·25 영웅들이 학생들에게 전하는 경험담은 매우 의미 있는 교육”이라며 “이런 만남은 청소년들에게는 국가 정체성을 바로세우는 계기가, 영웅들에게는 자신의 희생에 대한 자긍심이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추협은 최근 서울화계중(754명) 전교생, 대전글꽃초(650명) 전교생이 참여하는 '6·25 참전유공자 어르신께 감사편지쓰기' 운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