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엠버서더 강남에서 C&L 환경재단 주최로 열린 ‘2023 MZ세대가 이끄는 탄소중립 환경 갈라(2023 NET-ZERO MZECO GALA)’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13.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엠버서더 강남에서 C&L 환경재단 주최로 열린 ‘2023 MZ세대가 이끄는 탄소중립 환경 갈라(2023 NET-ZERO MZECO GALA)’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13.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부는 구호재단에서 모금해놓은 기금 등으로 검증된 민간 구조대의 모로코행 항공료를 지원해 줘야 합니다.”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이사장은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911 SRT 수색구조대가 모로코 지진 피해 주민 구호를 위해 떠나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가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고 이사장은 “911구조대는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 일본, 중국 등 대형지진이 일어난 곳에는 다 갔다”며 “세계적인 재난이 있을 때마다 119구조대보다 먼저 갔던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911구조대는 지진 등 세계적인 재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전부 자비로 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지진 때는 라이온스클럽에서 3천만원 지원받아 항공료를 해결하고, 체제비 등 비용은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고 이사장은 전했다.

특히 튀르키예 지진 때는 전 세계 64개국의 구조대 중 유일무이하게 구호 능력을 인정받아 튀르키예 정부에서 항공비, 화물비, 헬기 3대, 버스 한 대를 전폭적으로 지원받고 현장에 투입된 바 있다.

고 이사장은 “911구조대가 예전에는 경제력이 있어 각자 돈을 모아서 갔다. 그리고 이들은 구호 현장을 뛸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엄청나다”고 강조하면서 “12명의 대원이 가려면 4천만원 가까운 항공료와 체제비가 필요한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떠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그는 “간혹 대한항공이 항공권을 후원해 줬는데 그것도 직항인 경우만 된다”며 “이번엔 직항이 없어 외국 항공으로 가야 하고 짐도 많아서 부담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파견하는 구조대와는 달리 민간 구조대는 바로 모로코 구호 현장으로 갈 수 있음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고 이사장은 안타까워했다. 모로코 정부는 현재까지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지원만 승인했다.

하지만 민간 구조의 경우 모로코 정부의 승인 없이도 현장에 가서 구호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고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미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났지만 911구조대는 항공비용이 마련되는 대로 모로코로 떠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늘 보니깐 정부가 긴급 구호대를 파견한다는 뉴스를 봤다. 다 끝난 다음에 가서 시신 처리 하러 가겠다는 건가”라며 “영국은 지진이 나면 그날 바로 간다. 우리나라는 보고하는 절차가 길어서 골든타임을 다 놓친다”고 꼬집었다.

고 이사장은 “공식적인 골든타임은 72시간이라고 하지만 10일, 15일 지나서도 생존자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911구조대는 전 세계 지진 현장을 다 다녀서 정부에서 파견한 구호대보다 경험이 훨씬 더 많다”며 “이들이 가서 보면 어디에 사람이 들어 있고 살아 있는지 안다”고 말했다.

현재 인추협은 911구조대의 항공료 등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학생들이 911구조대의 모로코 긴급출동에 조그만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어제와 오늘 50만원, 30만원씩 911구조대 통장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최영섭 911구조대 총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조의 골든타임이 자꾸 지나가고 있다”며 “한 생명이라도 빨리 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며 간곡히 호소했다.

한편 모로코 내무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 8일 밤 발생한 규모 6.8의 지진으로 사망자 숫자는 29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전날보다 두 배 늘어난 5530명이라고 밝혔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북서부 마그레브 지역에 위치하며 동북쪽에는 지중해, 서북쪽과 서쪽에는 대서양에 접한 아랍·베르베르 국가이다. 수도는 라바트이며 입헌군주제 왕국으로 현 국왕은 알라위 왕조의 모하메드 6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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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기자 sun@newscj.com